[화성특례시] "예(禮)와 효(孝)의 정신... 전국바둑축제"
등록일 2025-09-28
작성자 미소문화
"9월 27일과 28일, 조금 특별한 바둑대회가 열렸다."
단순한 스포츠 행사를 넘어, 예(禮)와 효(孝)의 정신을 고스란히 담은 "2025 정조대왕 효 전국바둑축제"가 그 주인공이다.
"화성특례시는 정조대왕의 효심이 깃든 도시다."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융릉)을 조선왕릉 중 유일하게 수원 화산으로 옮기고, 그 곁에 아버지를 향한 효심으로 용주사를 창건한 이가 바로 정조대왕이다.
그는 매년 친히 능행차를 통해 아버지를 참배하며 유교적 가치인 효(孝)와 예(禮)를 실천에 옮겼다. 그리고 그가 즐겼던 예술이 바로 바둑이었다.
그런 역사적 배경 속에서 열린 이번 바둑 축제는, 단순한 경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용주사 효림당과 안심당에서 펼쳐진 이번 대회는 화성특례시체육회가 주최하고, 대한바둑협회와 경기도·화성시바둑협회가 주관했으며, 전국 각지에서 모인 바둑 동호인과 가족 약 950여 명이 참여했다. 다양한 연령층과 지역에서 온 참가자들이 함께 어울려 승부를 겨루고, 웃으며 인사를 나누는 모습은 마치 현대판 '예의 바둑도장'을 보는 듯했다.
개회식에는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을 비롯해 배정수 화성특례시의회 의장, 박종선 화성특례시체육회장, 그리고 서울·경기지역 바둑협회 관계자 등 다수의 내외빈이 참석해 대회의 의미를 더했다. 정 시장은 환영사에서 “정조대왕께서 사랑하셨던 바둑은 단순한 승부가 아니라 예와 소통의 예술이었다”며, “이번 대회가 바둑을 통한 화합과 존중의 장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는 바둑이 단지 머리싸움이 아닌, 상대를 존중하고 끝까지 예를 갖추는 정신적 스포츠임을 일깨우는 말이었다.
"대회 운영"
이번 대회는 가족 페어부, 여성부, 유소년부, 단체전 등 다양한 종목으로 구성되어 있어, 단순히 개인이 경쟁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함께 즐기는 축제의 분위기를 이끌어냈다.
특히, 가족 부문은 바둑판 위에서 부모와 자녀가 한 팀이 되어 호흡을 맞추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는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가족 간 소통과 유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바둑 축제가 화성시의 대표 문화행사인 ‘정조대왕 효문화제’ 및 ‘정조대왕 능행차’와 연계되어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바둑 대회를 위해 모인 참가자들과 시민들은 바둑판을 잠시 벗어나 정조대왕의 능행차 행렬을 함께하며, 조선 후기의 찬란했던 효 문화를 생생히 체험할 수 있었다. 바둑이라는 전통 놀이와 유교적 가치인 효, 그리고 지역 축제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참가자들에게 더 깊은 울림을 남겼다.
수상자들에게는 상금과 트로피가 수여되었지만, 그보다 더 값진 선물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시간이었다.
어떤 이는 아이와 함께한 경기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고, 어떤 이는 낯선 이와의 대국을 통해 새로운 인연을 맺었다. 바둑판 위에서는 세대도, 지역도, 성별도 장벽이 되지 않았다.
"대회 평가"
이번 ‘2025 정조대왕 효 전국바둑축제’는 단순한 바둑 대회를 넘어, 지역의 역사와 정신, 그리고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훌륭한 사례로 평가받을 만하다.
현대 사회에서 점점 희미해져가는 ‘효’와 ‘예’의 가치를 스포츠를 통해 되살리고,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과 소통의 장으로 확장시킨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앞으로도 이런 전통문화 기반의 스포츠 축제가 지속된다면, 우리는 바둑이라는 작은 판 위에서 더욱 크고 깊은 사람 간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